Study/👀 서비스 관찰

배달 앱의 PMF 찾기

juwon.ryu 2023. 10. 20. 16:01

코로나도 이제 감기같은 질병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n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꺼려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길거리에 마스크 쓴 사람을 보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처럼 약속도 없고, 외출도 잘 하지 않았던 근 2, 3년 간 배달 앱이 호황을 이루기 시작했다. 외출을 잘 하지 않다보니 시켜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싸지는 물가와 늘어나는 배달비, 그리고 코로나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배달 업계가 주춤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작년 관악구를 중심으로 배달비 무료를 선언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바로 '두잇'이다.


작년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 거주했을 때, 지하철 옥외 광고를 통해서 '두잇'을 처음 접했다.

배민으로 배달 주문을 할 때도 배달비를 늘 따졌기 때문에 배달비 없는 배달 앱이라는 말에 바로 앱 다운로드를 받았다.

근데 관악구 중에서도 일부 지역만 서비스가 가능했는지, 내가 거주하고 있는 신림4동은 서비스 가능 지역이 아니어서, 바로 앱을 지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내가 사는 지역도 서비스가 가능하다길래 처음으로 두잇으로 배달을 주문했고, 한동안 이용하지 않다가 최근에 다시 앱을 찾게 되었다.

 

오랜만에 앱에 로그인을 하자, 아래와 같은 1분 설문 화면이 노출되었다.

두잇 캡쳐 화면

근데, 첫 번째 문항이 굉장히 익숙한 문장이었다.

'내일부터 두잇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초기 단계의 비즈니스가 PMF(Product Market Fit)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문항과 동일한 것이다.

즉, 지금 두잇은 PMF를 측정하여 비즈니스가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를 검증해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PMF, Product Market Fit 이란?

번역하면 '제품/시장 적합도'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지금 단계의 제품의 컨셉, 고객의 니즈, 전략 등이 시장과 잘 맞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인 것이다. 그래서 PMF를 찾았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PMF를 찾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사용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일이 많아진다거나, 점진적으로 서비스가 성장하는 추세에 있을 때이다. 하지만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PMF 서베이라고 한다.

 

PMF 서베이는 2009년 Drobox의 창업가인 Sean Ellis가 개발한 것으로 고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럼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중요한 점은 대상자 선정과 서비스 이용 시점이다.

대상자는 서비스는 사용해본 고객이어야 한다. 써본적이 없는 신규 유저를 대상으로 설문을 할 경우 답변에 대한 신뢰성이 높지도 않을 뿐더러, 애초에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또는 서비스가 사라진다고 해서 실망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 이용 시점은 최근을 기준으로 두어야 한다. Sean Ellis는 적어도 2번 이상, 최소 2주 안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해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기준을 잡은 후 어떤 질문을 해야할까.

두잇의 첫 번째 설문 문항과 동일하다. 내가 설문 화면을 보고 굉장히 익숙하다고 느꼈던 이유이다.

PMF서베이는 객관식 문항인데, 보통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Q. 만약 더 이상 이 [제품/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떠실거 같나요?
     1)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다.
     2)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3)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응답 고객의 40% 이상이 '1)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다.'라고 답한다면 PMF를 찾은 것이고,

만약, 25% 이상, 40% 미만이라면 제품을 일부 수정하여 40%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수준이고,

25% 미만인 경우는 피봇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두잇은 몇 퍼센트의 응답자에게 1번의 응답을 얻어낼 수 있을까?


정말 많은 도전과 시도 끝에 만들어 낸 제품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맞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반대로 역경과 고난 끝에 내 새끼같은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면 그 때의 좌절감은 또 어떨까. 하지만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안하고 또 개선하고 성장시켜가는 과정에서 지금 위치를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만큼 방향성에 도움되는 것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언젠가 내가 기획한 제품이 PMF를 찾아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런 날을 꿈꿔본다.

 

 

** 참고 링크

PMF 서베이, 스타트업의 필수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