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활 한지는 이제 5년차인데, 기획자된 건 이제 1년차예요."
'몇 년차 되셨어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 항상 하는 대답이다. 흔히 말하는 중고신입으로 기획자의 일을 시작한지 이제 막 1년이 되었다.
저 대답에는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아 정말요? 그럼 원래 하시던 일이 어떤거였어요?"
나는 이 질문에 역시나 동일하게 원래는 서비스 운영 쪽 업무를 했었고, 고객사 담당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화면 설계서를 작성하고 기획에서 필요한 정책을 정의하는 등의 이런 업무는 사실상 처음이라고 대답한다.
물론 서비스 운영은 기획과 맞닿아 있는 업무라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사업에서 해당 직무의 역할은 고객(사)의 의견을 회사 내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들을 수 있고, 각 실무진에게 업무를 요청하여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운영 업무를 했을 때 '기존 서비스에 고객의 이런 요구로 인해 이런 기능이 필요하다'라고 개발과 디자인 쪽에 업무를 요청하는 일이 많았고, 서비스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며 일정 주기마다 고객사나 협력사와의 정산 업무를 도맡아 했었다. 게다가 담당하고 있는 고객사가 거의 100개가 넘었기에 운영 업무라고는 해도 기획자로 전향을 했을 때 충분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 개발직군 내에서 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직무로 전향을 하고 싶었다. 운영이 기획과 맞닿아 있는 업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직무를 전향하기 위해 한창 알아보고 공부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었지, 당시에는 기존에 세팅되어 있는걸 주기적으로 복사 + 붙여넣기 하는 지루한 업무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이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기획자, PM, PO 라는 직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 개발직군에서도 전문성을 가졌으며, 상품 또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관리하며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점이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이거니와 커리어도 탄탄하게 만들어 내 존재 자체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성공한 서비스를 가지고 '이거 내가 기획했어'라고 말하는 것, 생각만해도 짜릿한 일이었다. 마침, 인프런, 제로베이스, 패스트캠퍼스 등에서 기획자, PM, PO를 위한 강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었고, 이직을 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3년을 넘게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일이 아니었다. B2B에서 B2C로 옮겼는데, 기업 대상 서비스 운영에서 일반 고객 대상 서비스 운영 업무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서비스 기획팀이 따로 있었고, 나는 거기서 서비스 기획팀에게 '고객들이 이런 불편이 있대요.'라며 VOC를 전달해주고 접수받은 VOC에 답변을 달아주는 일을 했다. 여기서 정확하게 깨달았던 것은 지금 어떠한 새로운 노력없이, 이직을 위한 이직을 한다면 절대 내가 갖고 싶은 전문성을 갖추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이었다.
그 회사를 2개월 남짓 다니고, 퇴사를 했다. 공백이 두려웠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도돌이표가 될 거 같았고, 내가 멀티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철저한 자기 검열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두 달이라는 카운트 다운과 동시에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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